아버지는 이런 생각을 하되,「이 자식은 가히 불쌍하도다. 독에 맞힌 바로 마음이 모두 거꾸로
되어, 비록 나를 보고 기뻐하며 치료해서 구원해 주기를 구하고 찾으나, 이와 같이 좋은 약을
기꺼이 먹지 아니하나니, 내가 지금 마땅히 방편을 베풀어서 이 약을 먹게 하리라.」하고, 곧
이런 말을 하되,「너희들은 마땅히 알지니라. 내가 이제 약하고 늙어서 죽을 때가 이미 이르렀
으므로, 이 좋고 길한 약을 이제 여기에 놓아두노니, 너희가 가히 가져서 먹되, 병이 낫지 아니
할까 근심하지 말지니라.」이런 가르침을 하여서 마치고는, 다시 다른 나라에 이르러서 심부
름꾼을 보내어 정반대로 이르라고 하되,「너희 아버지는 이미 죽었다.」하였느니라.
이 때 모든 자식은 아버지가 죽어서 잃었음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근심하고 뇌로워하며 이에
이런 생각을 하되,「만약 아버지께서 계시면, 우리들을 사랑하시고 불쌍히 여기시어 능히 보
시면 구원하시고 두호하실 것이나, 지금에는 우리를 버리시고 멀리 다른 나라에서 돌아가셨으
니, 스스로 생각하면 외로움만 드러나고 다시는 믿고 의지할 곳이 없다.」하고, 항상 슬픈 느
낌을 품다가 마음이 드디어 깨어나서 깨닫고, 이 약의 빛과 향기와 맛이 좋음을 알고, 곧 가져
다 먹으니, 독한 병이 모두 나았느니라. 그 아버지는 자식이 다 이미 잘 나았다는 것을 듣고는,
찾아 문득 돌아와서 모두에게 보이게 하였느니라.
모든 착한 남자여, 뜻에는 어떠하느냐. 자못 어떤 사람이 능히 이 좋은 의원을 허망한 죄가 있
다고 말하겠느냐. 아니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옵서 말씀하시되,《나도 또한 이와 같아서, 부처님을 이루어서 이미 오는 것은 헤아
릴 수 없고 가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겁이건마는, 중생을 위하는 까닭으로 방편의 힘으
로써「마땅히 멸도한다.」고 말하였으며, 또한 능히 법을 순종하고서 나의 허망한 허물을 말
할 자는 있을 수 없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옵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하시어 이에 게송으로 설하시어 말씀하시되, 내가
부처님을 얻어 옴으로부터 지나는 바의 모든 겁수는 헤아릴 수 없는 백천만억재 아승지이니
라. 항상 법을 설하여 수없는 억의 중생을 가르쳐 교화하여 부처님 도에 들게 하였으며, 그리
하여 옴은 헤아릴 수도 없는 겁이니라.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까닭으로 방편으로 열반을 나타
내었으나, 이에 진실로는 멸도하지 아니하고 항상 여기에 머물면서 법을 설하느니라. 내가 항
상 여기에 머무르면서 모든 신통의 힘으로써, 꺼꾸로 된 중생으로 하여금 비록 가까우나 보지
못하게 하느니라. 중생이 나의 멸도한 것을 보고는 널리 사리에 공양하며, 모두 다 사랑하여
그리워함을 품고 목 마르게 우러러는 마음을 내느니라. 중생이 이미 믿고 복종하며 바탕이 곧
고 뜻이 부드럽고 연하여 한마음으로 부처님을 뵙고자 하되, 스스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
하면, 때에 나와 그리고 또 많은 승려가 함께 영취산에 나와서, 내가 때에 중생에게 말하되,
「항상 여기에 있으며 멸하지 아니하건만, 방편의 힘인 까닭으로써 멸함과 멸하지 않음이 있
음을 나타내노라.」하느니라. 다른 나라 중생도 공손히 공경하며 믿고 좋아하는 자가 있으면,
내가 다시 그 가운데에서 위없는 법을 설하게 되니, 너희들은 이를 듣지 못하므로 다만 내가
멸도하였다고 생각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