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옵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불효한 자식은 몸이 괴멸(壞滅)하여 목숨이 끊어지면 아비무간지옥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이 큰 지옥은 길이와 넓이가 팔만 유순이요, 사면은 철성으로 그 주위는 다시 그물로 둘러쳐 있느니라. 그 땅은 붉은 무쇠로 되었는데 왕성한 불길이 활활 타올라 맹렬한 불꽃은 우뢰와 같고 번개와 같이 번쩍이느니라. 여기에서 끓는 구리와 쇳불을 죄인의 입에 들이붓고 무쇠로 된 뱀과 구리로 된 개가 항상 연기와 불꽃을 내뿜어 죄인을 볶고 태우고 지지고 구어서 기름이 지글지글 끓어 그 고통은 심하여 견디기 어렵고 참기 어렵느니라. 또 쇠몽둥이, 쇠꼬챙이와 쇠망치, 쇠창과 칼날이 비구름처럼 공중에서 쏟아져 내려 혹은 베고 혹은 찔러대느니라. 이렇게 죄인들을 괴롭히고 벌을 주며 여러 겁이 지나도록 양화가 계속되어 잠시도 그칠 새가 없느니라. 또 다시 다른 지옥으로 들어가 머리에 화덕을 이게 하고, 무쇠로 만든 수레로 사지를 찢고 창자와 뼈와 살이 온통 불에 타고 문드러져 하룻동안에도 천만 번이나 살았다가 죽었다가 하느니라. 이와 같이 고통을 받는 것은 전생에 오역의 불효한 죄를 지었기에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이 때에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부모의 은덕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자 눈물을 흘리며 슬피울면서 부처님께 여쭈옵기를, "저희들이 이제 어떻게 해야 부모의 깊은 은혜에 보답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부모의 은혜를 갚고자 하거든 부모를 위하여 거듭 경전을 펴내도록 하라. 이것이 참으로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니라. 능히 경전 한 권을 펴낸다면 한 부처님을 뵈올 수 있을 것이요, 능히 열 권을 펴낸다면 열 부처님을 뵐 수 있을 것이요, 백 권을 펴낸다면 백 부처님을 뵐 수 있을 것이요, 천 권을 펴낸다면 천 부처님을 뵐 수 있을 것이요, 만 권을 펴낸다면 만 부처님을 뵐 수 있을 것이니라.
이들이 경전을 펴낸 공덕으로 말미암아 모든 부처님이 언제나 오셔서 옹호하시기에, 그 사람의 부모로 하여금 천상에 태어나 모든 쾌락을 누리게 하고 영원히 지옥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니라."
이때 대중 가운데 있던 아수라 · 가루라 · 긴나라 · 마후라가 · 인비인등과 천용 · 야차 · 건달바와 여러 작은 왕들과 전륜성왕과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듣고 각기 원을 발하여 여쭈옵기를, "저희들이 앞으로 미래제(未來際)가 다하도록 차라리 이 몸을 부수어서 마치 티끌같이 만들기를 백 천만 겁을 지난다해도 맹세코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또 차라리 백 천 겁에 그 혀를 백유순이나 길게 빼내어 쇠보습으로 갈아서 피가 흘러 하수를 이룬다 해도 맹세코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기지 않겠습니다. 또 차라리 쇠그물로써 이 몸을 얽어서 백 천 겁을 지난다해도 맹세코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기지 않겠습니다. 또 차라리 작두와 방아로 이 몸을 베고 찧어서 백 천만 조각을 내어 가죽과 살과 힘줄과 뼈가 모두 가루가 되어 백 천겁을 지난다해도 마침내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기지 않겠습니다. 이때에 부처님 제자인 덕이 높은 스님들과 수많은 대중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기뻐하고 다같이 부모에게 효도할 것을 다짐하였다.
이때 아난존자가 부처님께 사뢰어 여쭙기를, "세존이시여, 이 경은 마땅히 무엇이라 이름하며 이를 어떻게 받들어 봉행하오리까?"
부처님께옵서 아난에게 이르시되, "이 경은 크게 부모의 은혜를 갚는 경이니 <불성대부모은중경>이라 하라."
그때에 하늘천신과 사람과 아수라들이 부처님의 설하신 바를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