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이시여, 이 때에 가난한 아들은 머슴살이나 품팔이로 굴러다니다가 우연히 아버지의

집에 이르러서 문 옆에 머물러서서 멀리 그 아버지를 보니, 사자평상에 걸터앉아 보배로

된 궤에 발을 올리고, 모든 바라문과 찰리와 거사는 모두 공손히 공경하며 에워 둘러쌌으

며, 가치가 천만이나 되는 진주 영락으로써 그 몸을 꾸미고 치장하였고, 관리와 백성과

굽실거리는 시종이 손에 하얀 불자를 잡고 왼쪽과 오른쪽에서 모시고 섰으며, 보배휘장

으로 덮고 모든 꽃과 번을 드리웠으며, 향수를 땅에 뿌리고 많은 이름난 꽃을 흩었으며,

보물을 나열하여 나오고 들어가며 주고받는, 이와 같은 것들의 가지가지의 것들로 꾸미

고 치장되어 있어서, 위엄과 덕이 뛰어나게 높았나이다. 가난한 아들은 아버지가 큰 힘과

권세가 있음을 보고, 곧 두려움과 무서움을 품고 여기에 이르러 온 것을 후회하며 가만히

이런 생각을 하되, 「이는 혹시 바로 왕이거나, 혹시 바로 왕과 같으니, 내가 힘써 머슴살

이를 하여 물건을 얻을 곳이 아니니, 가난한 동네에 가서 이르러 일할 땅이 있으면 부지

런히 하여 옷과 밥을 쉽게 얻는 것만 같지 못하도다. 만약 오래까지 여기에 머물면, 혹은

보고 못살게 굴며 억지로 나에게 일을 시킬 것이리라.」 이런 생각을 하고는 빨리 달아나

갔나이다.

 

때에 부자인 장자는 사자자리에서 아들을 문득 알아보고는, 마음이 크게 기쁘고 즐거워

서 곧 이런 생각을 하되, 「나의 재물과 곳집에 감춘 것을 지금에는 맡길 곳이 있도다. 내

가 항상 이 아들을 생각하고 그리워하여도 볼 인연이 없더니, 홀연히 스스로 왔으니 심

히 나의 원과 맞음이로다. 내가 비록 나이는 늙었으나 오히려 일부러 탐하고 아꼈노라.」

하고, 곧 곁의 사람을 보내어 급히 쫓아가서 데리고 돌아오게 하였나이다. 이 때 명령을

받은 자는 빨리 달려가서 붙잡으니, 궁한 아들은 깜짝 놀래어 원망하고 크게 부르짖으며

일컫되, 「나는 붙들려 갈 만한 짓을 범하지 아니하였거늘, 어찌하여 보고는 잡으려고 하

느뇨.」 하니, 심부름꾼은 더욱 급하게 잡아 억지로 끌고 함께 돌아오려 하거늘, 때에 궁

한 아들은 스스로 생각하되, 「죄가 없으나, 그러나 잡아 갇힘을 입게 되었으니, 이것은

반드시 죽음이 정해진 것이다.」 하고 더욱 다시 두렵고 놀래어 지나치게 번민하다가

기절하여 땅에 넘어졌나이다. 아버지가 멀리서 이를 보고 그리고는 심부름꾼에게 일러

서 말하되, 「이 사람은 필요하지 아니하니, 억지로 이끌고 오지를 말고 냉수를 얼굴에

뿌려서 잘 깨어나게 하고, 다시는 더불어 말하지 말지니라.」 하였나이다. 까닭은 무엇

인가 하오면, 아버지는 그 아들의 뜻과 생각이 낮고 졸렬함을 알고, 자기는 호화롭고

귀하여서 자식이 어렵게 여기는 바가 됨을 알고, 살펴서 바로 아들임을 알았으나, 그러

나 방편으로써 다른 사람에게는 이는 나의 아들이라고 일러서 말하지 않았나이다.

심부름꾼이 이를 말하되, 「내가 지금 너를 놓아 줄 터이니, 뜻한 바를 따라 나아가라.」

고 하니, 가난한 아들은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일찍이 있지 아니한 것을 얻어, 땅으로

부터 일어나서 가난한 마을에 이르러 가서는, 옷과 밥을 구하려고 하였나이다.

 

 

 

 

 

'묘법연화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이 권] 제사 신해품 6.7.  (0) 2025.02.07
[제 이 권] 제 사 신해품 5.  (0) 2025.02.05
[제 이 권] 제 사 신해품 2.  (2) 2025.02.03
[제 이 권] 제 사 신해품 1.  (0) 2025.01.31
[제 이 권] 제 삼 비유품 29.  (0) 2025.01.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