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헐벗고 배고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침저녁이나 초하루 보름으로 봉양할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으며, 부모가 나이들어 수척해지고 기운이 없어 보이면 남이 볼까 부끄럽다고 멸시와 구박이 자심하며, 혹 아버지와 어머니가 홀로 되어 외딴 방에 홀로 있으면 마치 남의 늙은이가 나그네로 와서 의지해 있는 것 같이 생각하며 방을 치우거나 마루를 닦는 일이 없고, 한 번도 살피거나 문안드리는 일이 없으며, 방이 차고 더웁거나 옷 입고 밥 먹는 것들을 아는 체하지 않으며, 그리하여 부모로 하여금 밤낮으로 슬프게 하느니라. 혹 맛있는 음식을 보면 싸가지고 돌아와서 부모에게 드려야 할 터인데,  남들이 비웃는다 하여 부끄럽게 여기면서도 좋은 음식을 가져다가 처자식을 먹일 때는 체면도 없이 비루한 짓을 저지르며, 제 아내나 첩과 약속한 것을 꼭꼭 지키면서도 어버이의 말씀과 부탁은 조금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느니라. 만일 딸이 출가하게 되면 집에서는 그렇게 효순하던 것도 제 남편을 맞은 뒤에는 차츰 공경하지 않아 부모는 조금만 꾸짖어도 이내 원망을 하면서 남편에게는 설사 매를 맞아도 달게 여기며, 서이 다른 남자에게는 인정이 깊고 사랑이 넘치면서 자기의 혈육이나 친척에게는 오히려 냉소하며, 또 제 남편을 따라 타향에 옮겨가게 되면 부모를 이별하고서도 소식을 끊고 편지 한 장도 보내지 않으며, 부모로 하여금 간장이 끊어지듯이 생각하게 하나니 부모는 딸의 얼굴을 한번 보고 싶어하는 것이 마치 목마를 때 물을 생각하듯이 잠시도 쉬지 않느니라. 그리하여 어버이의 은덕을 생각하면 한량이 없건만 자식의 불효하는 죄는 말로 다하지 못하느니라."

그때에 여러 제자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땅에 엎드려 그 동안의 불효를 뉘우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은 가슴이 쓰리고 마음이 아프옵니다. 저희들은 이제야 많은 죄를 지은 줄 알았나이다. 이전에는 어리석어 깨닫지 못했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잘못을 알고 보니 마음이 아파 어찌할 줄을 모르겠습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옵서는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 가르쳐 주십시요. 어찌하면 부모님의 깊은 은혜를 갚겠나이까." 부처님께옵서는 엄숙히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너희들을 위해 말하리니 자세히 들으라.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업고서 수미산을 백 번 천 번 돌다가 가죽이 터져서 뼈가 나오고 뼈가 닳아서 골수가 흐른다 하여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다 갚을 수 없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흉년을 당하였을 때 어버이를 위해 몸의 살을 오려내고 뼈를 갈아 봉양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다 갚을 수 없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어버이를 위하여 그 몸에 불을 켜서 여래에게 공양하기를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여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다 갚을 수 없느니라."

이 때에 여러 제자들은 부처님으로부터 부모님의 그 깊은 은덕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지금 저희들은 큰 죄인입니다. 어떻게 하면 부모님의 깊은 은혜를 갚겠습니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부모의 깊은 은혜를 갚으려면 부모를 위하여 불경을 써서 보시하고, 부모를 위하여 불경을 읽고 외우며, 부모를 위하여 죄를 참회하며, 부모를 위하여 삼보에게 공양하며, 부모를 위하여 계법을 가지며, 부모를 위하여 보시하여 복을 지을 것이니, 만일 이렇게 하면 효도하는 아들 딸이라 할 것이니라." 

'부모은중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말 부모은중경  (0) 2023.10.17
우리말 부모은중경  (0) 2023.10.13
우리말 부모은중경  (0) 2023.10.12
우리말 부모은중경  (2) 2023.10.11
부모은중경이란 어떤 경전인가  (0) 2023.10.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