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에야 저희들은 바야흐로 세존께옵서 부처님의 사리에 밝은 지혜를 인색하게 아끼시는

바가 없으심을 알았나이다. 까닭은 무엇인가 하오면, 저희들은 예로부터 오면서 참으로 바

로 부처님의 아들이거늘, 그러나 다만 작은 법만을 좋아하였나이다. 만약 저희들이 큰 것

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부처님께옵서는 곧 저희를 위하시어 대승법을 설하시었사

오리다. 이 경 가운데에서는 오직 일승만을 설하시며, 그리고는 옛적에 보살 앞에서 성문

의 작은 법만을 좋아하는 자를 꾸짖고 나무라셨나이다. 그러하오나 부처님께옵서 실상은

대승으로써 가르쳐 교화하셨나이다. 이러한 까닭으로 저희들은 말하기를 「본래 바라고

구하는 바 있는 마음이 없었으나, 이제 법왕의 큰 보배가 자연히 이에 이르렀으니, 부처님

의 아들로서 응당 얻을 바의 것을 이미 모두 얻은 것과 같도다.」 하였나이다.

 

그 때에 마하가섭께서 거듭 이 뜻을 펴고자 하여 이에 게송으로 설하여 말씀하오되, 저희

들은 오늘날에야 부처님 음성의 가르침을 듣자옵고, 기쁘고 즐거워서 뛰고 뛸 듯이 하며

일찍이 있지 아니한 것을 얻었나이다. 부처님께옵서 말씀하시기를, 성문도 마땅히 부처

님 지음을 얻는다고 하셨사오니, 위없는 보배 무더기를 구하지 아니하여도 저절로 얻었

나이다. 비유할 것 같으면, 사내아이가 아주 어려 아는 것이 없어서 아버지를 버리고 도망

하여 멀리 다른 나라에 이르러고, 모든 나라를 두루 흘러 다닌 지 오십여 년이거늘, 그 아

버지는 근심스럽게 생각하여 사방으로 캐어물어 찾다가, 찾기에 이미 피로하여 한 성에

서 정지하여 머물러서 살 집을 만들어 세우고, 다섯 가지 욕락으로 스스로를 즐겼나이다.

그 집은 크게 부자여서 모든 금과 은과 차거와 마노와 진주와 유리와 코끼리와 말과 소와

양과 메고 끄는 가마와 타는 수레가 많으며, 밭일과 시종과 인민의 무리가 많고, 이자가 

나가고 들어옴이 다른 나라까지 두루 미치며, 행상하는 사람과 앉아서 장사하는 사람이

있지 않은 곳이 없으며, 천만억의 무리가 에워 둘러싸고 공손히 공경하며, 항상 왕이란

사람이 사랑하고 생각하는 바 되며, 뭇 신하와 호족이 모두 같이 우러러 받들고 중하게

여기니, 모든 인연의 까닭으로써 가고 오는 자가 많았나이다. 호화스럽고 부함이 이와

같고 큰 힘과 권세가 있으나 그러나 나이는 늙어 쇠약하니, 아들을 근심하고 생각함은

더하여 새벽부터 밤까지 깊이 생각을 하되, 「죽을 때가 장차 이르렀거늘, 어리석은 아들

은 나를 버린 지가 오십여 년이니, 곳집에 감춘 모든 물건을 마땅히 어찌하여야 할 것인

고.」 하였나이다. 그 때 궁한 아들은 옷과 밥을 구하고 찾아서 고을로부터 고을에 이르

고 나라로부터 나라에 이르되, 혹은 얻는 바가 있기도 하며, 혹은 얻는 바가 없기도 하

니, 굶주리고 굶주려서 야위고 파리하며 몸에는 부스럼과 버짐이 생겼나이다. 점점 차

례로 돌아다니다가 아버지가 머무는 성에 이르러서도, 머슴살이나 품팔이로 옮기어

굴러다니다가 마침내 아버지의 집에 이르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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