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사리께서 말씀하시되,《저는 바다 가운데에서 오직 항상 묘법화경을 펴서 설하였소이다.》

지적께서 문수사리께 여쭈어 말씀하시되,《이 경은 심히 깊고 미묘하여 모든 경 가운데 보배이

라, 세상에 드물게 있는 바이니, 자못 어떤 중생이 부지런히 정진을 더하여 이 경을 닦고 행하면,

부처님을 얻음이 빠르나이까. 아니오이까.》

문수사리께서 말씀하시되,《사가라용왕의 딸이 있으니, 나이는 비로소 여덟 살이나, 사리에 밝

아 지혜롭고 근기가 날카로워서 중생의 모든 근기와 행하는 업을 잘 알며, 다라니를 얻어서 모

든 부처님께옵서 말씀하신 바의 심히 깊이 숨겨져 감추어진 것을 다 능히 받아 가지며, 깊이 선

정에 들어서 모든 법을 명확히 깨달았으며, 찰나 사이에 깨달음의 마음을 일으켜서 돌아서서

물러나지 아니하는 것을 얻었으며, 말재주가 걸림이 없고, 중생을 사랑스럽게 생각하기를 마치

갓난아이와 같이 하며, 공덕을 흡족하게 갖추어서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설명함이 미묘하

고 넓고 크며, 자비롭고 어질며 겸손하고, 뜻과 생각이 온화하고 올발라서 능히 깨달음에 이르

렀소이다.》

지적보살께서 말씀하시되,《제가 석가 여래를 뵈오니,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어려운 행과 괴

로운 행을 하시고, 공을 쌓으시고 덕을 쌓으시어 깨달음의 길을 구하시되, 일찍이 그치거나 쉬

지 아니하셨으며, 삼천대천세계를 살펴보아도, 이에 겨자씨만한 곳에 이르기까지 이 보살께서

몸과 목숨을 버리시지 아니한 곳은 있음이 없었습니다. 중생을 위하시는 까닭으로 그렇게 하신

뒤에야 겨우 깨달음의 길 이룸을 얻으셨거늘, 이 여자가 잠깐 사이에 문득 바른 깨달음을 이루

었다고 하는 것은 믿지 못하겠나이다.》

말씀하시기를 끝내지도 아니하셨는데, 때에 용왕의 딸이 문득 앞에 나타나서 머리와 얼굴로 공

경히 절을 하고, 물러나 한 쪽에 머물러 게송으로써 찬탄하여 가로되, 죄와 복의 형상을 깊이 통

달하시어 시방에 두루 비추시며, 미묘하시고 깨끗하신 법의 몸에 서른두 가지의 형상을 갖추셨

으며, 팔십 종류의 좋은 것으로써 법의 몸을 꾸미시고 치장하시는데 쓰셨으며, 하늘과 사람이 우

러러 받드는 바이시며, 용과 신도 다 공손히 공경하오며, 일체 중생의 종류는 높이 받들지 아니

하는 자가 없음이로소이다. 또 듣고 깨달음을 이루는 것은 오직 부처님만이 마땅히 증험하시어

아시오리다. 제가 대승의 가르침을 열어서 괴로워하는 중생을 제도하여 벗어나게 하오리이다.

때에 사리불께서 용녀에게 일러 말씀하오되,《그대가 오래지 아니하여 위없는 도를 얻는다고

일컫는 이 일은 믿기 어렵도다. 까닭은 무엇인가 하면, 여자의 몸은 때 끼고 더러워서 이는 법

그릇이 아니거늘, 어찌하여 능히 위없는 깨달음을 얻으리오. 부처님의 도는 멀고 넓어서, 헤아

릴 수 없는 겁을 지나도록 부지런히 괴롭게 행을 쌓고 모든 법칙을 닦아 갖춘 그러한 뒤에야

겨우 이루는 것이며, 또 여인의 몸은 오히려 다섯 가지 막히는 것이 있으니, 첫째는 범천왕 됨

을 얻지 못함이요, 둘째는 제석이며, 셋째는 마왕이고, 넷째는 전륜성왕이며, 다섯째는 부처님

의 몸인데, 어떻게 하여 여자의 몸으로 빨리 부처님 이룸을 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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